허를 찌르는 반전의 유쾌함, 매콤 단호박 스프

해먹라이프 '프리미엄 홈파티&다이닝 노하우' 클래스의 이아진 크리에이터

썩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외모가 차갑고 까칠하게 생겼다. 오랜 세월 리듬체조인으로 살아오며 받은 평가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사람들을 가르치며 긴장 속에 선수를 키워냈다. 심판 생활을 해서인지 똑똑 끊어지는 말투가 입에 배었다. 말 끝에는 또 얄밉게 입을 꼭 다문다고 한다. 카리스마가 제대로 흘러 나오던 젊은 시절에는 ‘저 여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겠다’라는 소리도 꽤 들었다. 이젠 뭐 그런 말이 새로울 것도 없다.

그렇다. 나의 별명은 얼음 공주다. 사람들은 내가 커피믹스를 마시면 커피도 에스프레소만 먹게 생겼다고 했다. 요리는 커녕 세수할 때 외에는 손에 물도 안 묻히게 생겼다는 얘기도 들었다. 단무지만 먹어도 반전이라고 하더라. 그래서일까, 나는 반전을 좋아한다.

따뜻한 노란 빛을 내는 나의 마마 스쿼시 스프(매콤 단호박 스프)는 바로 이런 나의 ‘반전’과 닮은 메뉴다. 크리미한 맛 끝에 혀에 감기는 매콤한 반전이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 살짝 허를 찌르는 반전을 만든면, 이렇듯 요리는 특별해진다. 세상 역시 이런 반전 덕분에 좀 더 매력적이고 유쾌해지는 게 아닐까.

겉은 짙은 초록색을 띄고 속이 노란 단호박은 영어로 ‘Sweet Mama Squash’다. 빛깔이 닮아서인지 걸쭉하게 끓여 낸 나의 단호박 스프를 사람들은 자꾸 호박죽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할라피뇨 하나를 비장의 무기처럼 넣어주면 사람들은 물어온다. 이 매콤함은 뭐냐고. 그건 바로 자칫 느껴질 수 있는 크림의 느끼함을 단번에 잡아 줄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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