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요가, ‘우리’를 사랑하는 삶

요가를 배운다면 지금이 적기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요가를 ‘오롯이 나와 만나는 시간’이라고 정의하는 ‘바람까마귀 쌤’ 오지후의 얘길 들으면서 말이다.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나가는 게 전례없을 만큼 성가신 일이 된 요즘, 그의 요가 클래스는 역병과의 전쟁에서 세상 마지막 남은 보루처럼 여겨졌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요가 수업도 차질이 있을 것 같은데 좀 어떠세요?

“수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어요. ‘나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요가는 결국 몸과 마음에 대한 얘기에요. 몸을 살피지 않은 상태로 매트위에 앉아있는 건 요가가 아니죠. 컨디션이 안 좋으면 집에서 쉬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바람까마귀 수련생들이 저보다 어른스럽고 감사한 게, 매번 자기의 몸을 체크하고 수련원에 와요.”

요즘 같은 상황에도 요가를 계속하다니, 수강생들의 열정이 대단하네요!

“코로나란 게 예상했던 게 아니잖아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반응하는 것, 그게 사람의 됨됨이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요. 자신의 영혼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 바라보는 게 코로나를 이겨내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때는 요가원을 쉬었어요. 하지만 그 이외의 시간을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요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왜냐하면 요가는 내가 나를 초대하는 시간이잖아요. 요즘같은 때일 수록 ‘나와 만나는’ 시간이 중요해요. 바람까마귀 요가원은 사람들에게 그런 공간인 것 같아요. 각자 자신과 만나는 공간.”

그는 매일 요가원에서 수강생들과 만난다. 감염 위험을 생각하면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방역’이 코로나 시대 유일한 과제는 아니니까. 누군가는 위로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위로받아야 한다. ‘만나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니다. 목소리로나마 처음 만난 그에게 무턱대고 자신의 삶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살아오신 인생 스토리를 좀 듣고 싶습니다.

“인생 스토리라니!!(웃음) 거창하게 얘기할 것도 없어요. 저는 올해 42살인데, 여전히 나의 삶을 의식하며 ‘진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물리적 나이가 20살이든 60살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금껏 얼마나 삶을 의식하며 살아왔나가 중요하죠. 저 역시 삶을 의식하며 살아온 게 몇 년 안 돼요.”

“먹고 자고 싸는 건 누구나 하지만, 그런 걸 인생이라고 얘기하며 삶의 의미를 나누지는 않죠. 각자 상대방과 교감하기 위해 삶의 의미들을 이야기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삶을 의식해야 해요.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각성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모두 부처도 아니니까. 그래서 각자의 인생에서 삶을 의식하는 게 중요해요. 제가 20살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그들 중에서도 자기 삶을 의식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럼 처음 스스로의 삶을 의식하신 건 언제인가요?

“7살 때 쓴 일기장을 보면 제가 삶을 걱정한 기억이 있더라구요. ‘내가 죽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그때가 아마 나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 지점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존재가 된 거죠.”

7살이란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했다니, 그게 가능한가요?

“환경적 요인은 자연이 아닐까 싶어요. 얼마 전 경남 하동으로 요가여행을 다녀왔는데, 해가 산에서 뜨는 걸 봤어요. 도시에서 생활하면 보기 어려운 광경이고, 그 순간의 감정 역시 느낄 수 없죠. 저는 태생이 제주도에요. 자연 가까이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자연이 주는 감흥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세포 깊이 각인돼 있는 거죠.”

그래서 어린 나이에 깨달음을 얻은 거군요!

“삶이란 건 7살이든 언제든 알아차렸다고 해도 동굴 속 시기가 와요. 학창 시절에는 많이 방황했어요. 부모님이 나를 잡으려고(?) 엄청 노력하셨죠. 나도 그렇지만 엄마도 드센 편이어서 싸우다가 동네 경찰이 온 적도 있어요. 그렇다고 불량 써클 이런 걸 한 건 아니에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술 마시고 책 읽고, 걷고 그랬어요. 소설 ‘좀머씨 이야기’의 주인공이 엄청 걷잖아요. 제 별명이 ‘좀머씨’였어요.”

스무살이 되고 나서는요?

“제주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대학 갈 마음이 없었어요. 대학에 대한 갈망이 없어서 수능 전날까지 술을 마셨죠. 시험 보는 데 술이 안 깨서 내리 잤는데, 감독관이 깨우더라고요.(웃음) 수능 후 한달 반 쯤 제주도를 여행하고 대학 안 간다고 선언했는데, 부모님이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결국은 갔죠. ‘대학가면 사람들하고 더 어울리며 술마실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요.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처럼 의식도 없이 대학생이 된 거예요. 재수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웃음) 수능 점수가 잘 나왔거든요.”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하고 나서도 줄곧 학교에 있었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매일같이 술을 마시면서(!). 그러다가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영어강사로 3년쯤 일하기도 했단다. 계속 동굴의 시기를 보내던 그가 자신의 삶을 인식하기 시작한 건 20대 중반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24살인가 25살 때 요가를 처음 만났어요. 제주도에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을 만나자마자 ‘이 분한테 요가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곤 2년을 매일같이 함께 수련했죠. ‘우르드바’라고 휠 자세가 있는데, 가슴 차크라를 확 열어버리는 자세에요. 어느 날 그걸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거예요. 서글퍼서도 아닌데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이었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자기 정화의 시간을 보낸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요가를 만나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요가를 평생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렇게 요가 강사가 되신 거군요!

“평생 요가 수련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남을 가르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지금도 저는 수련생들에게 ‘티칭’한다는 느낌으로 요가를 가르치지 않아요. 늘 요가를 ‘가이딩’ 한다고 말하죠. 저는 그저 안내자일 뿐이에요.”

그럼 당신의 정체성을 뭐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저는 원래 예술가에요. 그림 그리고 공연하고, 2016년부터는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죠. 어릴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 사람이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 살아가야만 할까 하고. 그런 시대는 이미 끝났어요. 코로나 이후 모든 게 밝혀졌죠.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 쇼핑몰이 망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요. 안전하다고 여겨 온 울타리들이 무너지고 있어요.”

하지만 분명하게 규정되는 삶이 ‘안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뇨. 우리는 생활이 안정됐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삶의 불안정성을 끊임없이 발견해요.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을 위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산다면 괜찮을까요? 그러면서 영혼이 피폐해지고 있다면 그게 진짜 안정일까요? 누구나 일상을 멈추고 돌이켜볼 필요가 있어요. 안정이 중요한 게 아니죠. ‘나’는 모든 게 될 수 있는 다양성의 존재이자 수많은 가능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해요.”

그렇다면 당신이란 가능태는 지금까지 예술 분야로 이어져 왔군요!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 나가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학교 대표로 노래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고등학교 다니면서는 연극도 했죠. 저한테 그런 기질이 있었나 봐요. 사람들 앞에서 끼를 부리는?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기나 공연 활동을 하게 됐는데, 그 중에서도 그림, 특히 라이브페인팅을 즐겨 해요. 벽화 같은 경우도 휘장 치지 않고 바로 변화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데, 사람들이 그런 과정들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는 퍼포먼스 공연 위주로 활동하며 1인극으로 7~8년 전부터 연극 무대에 섰다. 2015년부터는 영화배우로서 매체 연기도 시작했다. ‘고양이의 이별’이란 영화에 출연했고, 한 달 전에는 ‘마야의 세계’란 영화에도 출연했다. 다음 달 초에는 시인 역할로 주인공을 맡은 영화도 촬영한다. 주변에 영화 하는 친구들과 같이 단편영화 형태로 작업들을 해 왔는데 공식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요가 수련이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라면, 연기 활동은 외부 세계와의 소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1차적으론 맞아요. 요가라는 게 매트 위에서 나를 바라보는 걸 가장 큰 가치로 삼는다면, 연기는 외부 시선에 나를 보여주는 작업이에요. 하지만 결국 다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한다는 건 내가 맡은 캐릭터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하는 거죠. 요가와 같은 맥락에서 나를 들여다보고 나한테 가장 솔직한 상태가 되는 거예요.”

머물지 않는 삶을 살고 계신데, 연애와 결혼 같은 사적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1인 가구로 살고 있어요. 하지만 매일 연애하고 있습니다.(웃음) 결혼에 대해서는, 마땅한 상대가 생기면 하고 아니면 마는거죠. 누군가와 같이 산다고 외롭지 않을까요? 우리 영혼은 끊임없이 외로워요. 같이 있다는 행복감? 곰곰히 생각하면 스스로의 영혼이 행복한 지점들은 타인이 주는 게 아니죠. 오롯이 나의 영혼이 상대방과의 관계 안에서 에너지를 받고 주는 거예요. 결핍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만난다면, 그건 소유밖에 안 돼요.”

비혼주의자는 아니시군요!

“‘~주의’ ‘~이즘’이란 개념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경우들이 있어요. 저는 그런 걸로 나를 화석화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페미니즘을 지지하지만 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하지는 않는 식이죠.”

‘관계 속에서도 인간은 누구나, 언제나 외롭다.’ 그가 건조하게 꺼내든 고독의 본질은 영락없는 진실이라 울림이 컸다. 요는 타인의 부재가 아니고 마음의 문제니까 외로움을 받아들임으로써 평화로워질 수 있다니.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외로운 지점의 평화를 모두가 느껴야 된다. 그래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은 그의 ‘관계론’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결핍이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외로움이란 주제에 대해 더 얘기하자면, 요즘 1인 가구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그 가구형태 자체가 외로움은 아니에요. 문제는 자신만의 ‘코쿤’을 만들어 버린다는 거죠. 누에고치처럼 보호막을 만들고, 그 안에서 나오지 않는 거예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나이 불문하고 서로를 친구로서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연인도, 스승과 제자도요. 친구라는 개념이 사람을 외롭지 않게 만들어 줘요. 그래서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이 많아져야 하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해야 해요.”

당신이 해온 여러 사회적 퍼포먼스도 그런 ‘이야기’로 볼 수 있겠네요.

“예술하는 사람들은 사회문제를 직면하고, 소외되고 외로운 자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회 이슈를 인식했을 때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아요. 세월호나 쌍용자동차 문제 등 여러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벽화나 퍼포먼스로 사회적 ‘액션’을 했죠. 요즘 특히 관심있는 주제는 환경과 인권 문제에요. 특히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누구나 그런 시간들이 있어요. 나에게 오롯이 집중되는 시간. 시기적으로 10대라고 하지만 누구나 그런 시간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어요. 어린 시절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결국은 나이가 들어라도 찾아오죠. 정치, 사회적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스스로에게 표피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무관심할 수 있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우리는 사회 안에서 벗어나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태어나자마자 가족의 일원이 되고, 유치원, 학교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속하게 되죠. 하지만 사회 안에서 자기 내면에 침잠해 버리면 모르는 거예요. 내면을 바라보는 시선과 밖을 바라보는 시선은 양립하는 게 아니라 결국 같은 거예요. 나를 사랑한다는 게 ‘나만’ 사랑한다는 건 아니에요. 나를 돌아보고 나와 만나는 순간, 내 옆에 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나 자신을 만난다는 건, 결국 타인과 만난다는 거군요! 그걸 클래스를 통해서도 느끼셨나요?

“VOD 클래스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게 온라인이란 매체의 속성이에요. 페이스 투 페이스로 만나지 않는데 교감이 가능할까 의심했죠. 저는 워낙 사람들과 대면하는 지점 안에서 활동해 온 사람이거든요. 내가 경험한 요가란 공간 안에서 옆의 도반(도(道)로서 사귄 친구)들, 함께 호흡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었는데 온라인으로 느낄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요가에 대한 내 사랑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7월 클래스를 오픈했는데 신기하게도 개인적인 메일과 DM을 엄청 받았어요. 울컥하더라고요. ‘이렇게도 느낄 수 있는 거구나’ 하고. ‘온라인’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라이브 클래스는 어떠셨어요?

“묘한 지점이 있어요. VOD는 내 시간적 배경 안에서 녹음하고 녹화해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라이브는 내 시간과 바라보는 자의 시간이 동시간대의 경험으로 만나요. 공간만 다를 뿐이죠. 그래서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에요. 오프라인과 비교하면 마스크가 없으니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을 수도 있죠. 처음에는 저 멀리 있는 불특정 다수에게 혼잣말하는 느낌이어서 ‘내가 혼자 뭐하고 있는거지’ 하고 생각했어요. 화면 너머의 세계를 인식하는 데 버퍼링이 있었죠. 근데 좀 지나니까 교감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지난 일요일에는 라이브 클래스에 20명 가까이 참가했는데, 다들 너무 좋아서 작별인사를 하고도 나가질 못하시더라고요.(웃음)”

당신의 ‘바람까마귀 요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사나(요가 체위)를 세부적으로 설명하지 않아요. 호흡으로 시작해 호흡으로 끝나죠. 나의 숨, 호흡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을 갖는 요가에요. 고대 인도 철학 경전 중에 ‘우파니샤드’란 경전이 있어요. 여기에 요가에 대한 대목이 나오는데, “요가를 통해 마음의 상념을 걷어내고 숨을 받아들인다”라고 해요. 정말 맞아요. 스스로 호흡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호흡이 몸 구석구석에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걸 바라보는 게 저의 요가죠.”

‘쿤달리나 요가’를 기반으로 하고 계십니다. 이 요가는 ‘성적 합일’을 중요한 경지로 강조하는 것 같던데요?

“포털사이트에서 ‘쿤달리니 요가’를 검색하면 섹슈얼한 이미지들이 많이 돌아다녀요. 미디어에서 그런 이미지로 소비되는 거죠.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쿤달리니 요가의 핵심은 신체의 저변에 있는 회음부 가까이에서 삶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건강하게 사용하는 거예요. 요즘 사람들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요. 그러면 하체가 부실해지고, 삶의 에너지가 가라앉아 있게 되죠. 현대인들이 요추디스크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도 그래서에요. 결국 사람은 움직여야 해요. 에너지를 깨우고 끄집어 올려야 되죠. 나의 삶의 에너지를 깨워내고 이것을 끌어올려 좀더 건강한 삶을 액티브하게 살아가야 해요. 저는 쿤달리니가 갖고 있는 삶의 에너지를 차용한 거예요. 바람까마귀 요가의 쿤달리니는 일반적인 쿤달리니 요가와 좀 다르거든요. 쿤달리니를 베이스로 하지만, 바람까마귀 요가는 저만의 요가 방식이에요.”

그럼 요즘 사람들에게 요가란 뭘까요?

“요즘 미디어를 보면 빈야사, 아쉬탕가 요가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것 같아요. 이 요가들도 장점이 많고, 궁극적으로는 다 같은 요가에요. 핵심은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찾아오는 상념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목적이죠. 다만 요가를 처음 접하는 분들게 하고싶은 얘기는, 요가 동작(아사나)이 목적이 아니란 거예요. 머리서기나 어깨서기, 다리를 옆으로 찢고 위로 올리는 등 행위적인 게 중요하지는 않아요. 아사나를 하는 건 결국 바로 앉기 위해서거든요. 자신의 두 다리로 바르게 앉아낼 때, 그때 비로소 온연한 내면을 바라보고 정신을 고요하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몸이 불편하면 몸에만 신경이 쓰여요. 몸을 부드럽게 하고 에너지를 순환시켜 바로 앉게 하는 것. 바람까마귀 요가는 바로 앉혀내기 위한 아사나를 하는 거예요.”

해먹라이프에서 입문자를 위한 요가 클래스를 진행하셨는데, 이후 중급 클래스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중급 클래스를 개설하게 되면… 제가 차랑 오일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먹거리 쪽에서는 가공식품이 아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요. 요가철학의 경우엔 우파니샤드, 요가수트라 같은 경전들을 통해 삶의 의미와 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요. 요가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오래된 얘긴인데도 현대인들에게 도움되는 게 많죠. 아사나 강의는 아무래도 좀 더 깊어질 거예요. 어려운 자세도 좀 나오고.”

환경이나 생태 친화적인 삶을 위해 노력하시는 걸로 압니다. 어떤 습관을 유지하고 계신가요?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있고, 채식 생활을 한 지 8개월 정도 됐어요. 육식이란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았거든요. 육고기란 게 어디서 왔는가에 대해 질문하면서 가축을 사육하기 위한 비료들, 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알게 됐고, 기후 문제나 환경오염 같은 문제를 인식했죠.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나 적어도 나부터라도 고기를 먹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나름대로 환경과 함께 살아간다고 여겨요. 일종의 사회운동이죠.”

“나의 먹거리, 내 앞에 주어지는 요리 식재료가 어디서 오는지를 생각해야 해요.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을 이루는 거잖아요.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들여다보는 건 나를 해하는 일이에요. 또 한가지 중요한 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먹는 요리가 가장 행복하는 점이에요. 1인 가구가 많잖아요. 그래도 혼자 먹지 말고 친구를 초대해 요리하고 나눠야 해요.”

요가 수련자로서 이루고 싶은 마음상태의 경지가 있을까요?

“저는 사실 조심해야 하는 게, 자신이 성인이 되고 깨달음을 얻고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거 없어요. 안다고 하는 순간 모르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알라고 소크라테스가 그랬죠. 그 말은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살아가면서 뭔가 특별한 깨달음의 순간은 없어요. 저는 늘 제가 ‘모른다’는 걸 아는 상태로 살고 싶어요. 그러다가 죽는 순간 고요하게 죽을 수 있으면 돼요.”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 안에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데, 저는 영혼이 즐거우면 돼요.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영혼을 기만하는 순간들이 많거든요.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부자들을 보면 우울증을 앓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있어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뭘 갖는다는 게 행복한 일이 아니에요. 내 영혼은 나의 움직임을 하는 순간 즐거워해요. ‘신난다’고 하는 표현 있잖아요. 그 말은 나의 영혼이 가장 행복한 상태를 뜻해요. 누구와 함께든 혼자서든, 저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어요. 이런 즐거움을 계속 누리면서 살고 싶어요.”

요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요가의 기본이 되는 건, 요가 매트를 깔고 그 공간에서 오롯이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화려하지 않아도 되고, 중요한 건 자기 자신과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거예요. 우리 일상을 들여다보면 너저분하게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벗어놓은 양말, 옷가지들, 머리카락 같은 것들을 먼저 청소해야 하죠. 카르마라고 하잖아요. 내가 만들어낸 분비물과 부산물들을 깨끗이 제거해야 하는 거예요. 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수강생들에게 항상 몸을 깨끗이 하고 오라고 말해요. 흡연자들에게는 수업 직전 2시간 동안은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죠.”

요가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요가적 삶을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전 요즘 엄청 바빠요. 새벽 6시부터 2시까지 풀로 살고 있죠. 만약 그 안에서 요가를 통해 나를 돌이켜보는 시간이 없었으면 지쳐 떨어져나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요가를 배우지 않더라도, 이런 시간은 꼭 필요해요. 하루라고 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적어도 1시간, 30분 만이라도, 자기만의 공간 속에서 고요해지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물리적 공간이 어디인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여유가 중요하죠.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수련이나 명상이 유행하는 건, 현대인들에게 이런 여유가 부족하고, 그만큼 마음이 아프다는 얘기이기도 해요.”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구루’라고 불리는 영적 스승이 있다면 그와 비슷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다. 정작 본인은 자신을 너무 멋있게 포장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말이다. “나는 그렇게 잘난 사람도 아니고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제가 얼마나 지질한지 모른다”라고 고백하는 인간 오지후의 모습을 보고 다짐했다. 언젠가 우리가 진정한 나와 만나면, 제일 먼저 그런 고백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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